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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이가 생각났다. 몇 년전 실종된 나의 여자친구. 잊고 살았는데 다시 떠올랐다.

그녀도 스토커에 시달렸다. 하루하루 어두워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나도 고통스러웠다.

내가 그녀를 편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왜 그녀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있을 수 밖에 없을까?


정우야, 잘 다녀와


그것이 그녀와의 마지막 대화였다.

잘 다녀오라던 그녀…나는 잘 다녀왔지만 그녀는 없었다.


사라진 그녀를 1년동안 미친듯이 찾아다녔다. 사랑했던 그녀. 사라진 그녀. 그때 나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 만난 사람이 선화다. 그런데 그녀도 똑같은 상황에 있다…

내가 잘못인 것일까 왜 선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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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안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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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야 나 조금 늦을 거 같아.’


아무래도 제시간에 맞추긴 어렵겠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미리 카톡을 보냈다. 분명 늦지 않을 스케줄이었는데.. 오늘은 앞서 내가 무얼 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건망증이라도 생긴 걸까..?


그래도 오늘은 선화와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다. 그녀는 말로는 동네 똥개 찾는 것이 다라곤 했지만 8시 이전에 퇴근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경찰이라는 직업은 언제나 바쁜 일투성이인 모양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평일 늦은 밤이나 주말에 시간을 보내곤 했다.


서둘러 약속한 카페 앞에 도착해 차를 세우고 꽃다발을 챙겨 들었다.


새하얀 달리아


그녀의 탄생화다. 선화를 만난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는 언제나 새로운 설렘을 내게 가져다준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선화보다 내가 선화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뒷모습이 바로 눈에 띄었다. 나는 곧장 그녀에게 다가가 살며시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녀는 꽤나 놀란 듯 몸을 크게 움찔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순간의 안도’


오늘 본 그녀의 첫 표정이었다. 그녀는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상당히 불안한 상태였던 듯했다.

그리고 그 원인은...


그녀의 손에 들린 빨간 꽃다발이 시야에 들어온다.


“혹시 그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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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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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이 좋다. 꽃의 인생은 사람의 인생과 닮았기 때문이다.

꽃이란 생명은 씨앗에서 꿈틀대고 깨어나 아름다움을 피고 시든다. 사람도 그렇다.

어머니라는 땅에 양분을 먹고 씨앗에서부터 꿈틀대고 깨어난다. 아름다운 시기를 지나 시들어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직업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꽃과 나무와 함께하는 시간이 나는 행복하다. 정말로 행복하다.

나무에 드리워지는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면 마치 나는 나라는 존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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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안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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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가 가끔 길선화와 다툴 때면 끼어들고 싶다. 지고 있는 모습이 바보같아서 가만히 있기가 꽤나 불편하다.

항상 나서볼까 하다가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이다. 오늘은 내가 나서면 재밌을 같다.

벌써부터 신이 난다.

안녕, 반가워 나는 조정우야, 너가 알던 조정우 말고, 다른 조정우


만난 처음은 아니야.

항상 만나고 있었어.


가끔은 조정우의 눈을 통해, 가끔은 조정우의 입을 통해, 가끔은 조정우의 귀를 통해


만나고 있었다고 오늘은 말할 것이다.


길선화!!!!...”


소리를 질렀다. 아직 말할게 남았는데 조정우가 다시 지배했다.

이런조정우 자식 내가 도와줄려니까

잠깐만 지켜보자싶어서 그냥 뒀다.


선화야머리 아프니까 들어가자, 우리


나한테는 중요한 일이야 그런식으로..' 


봐주겠네 로맨스찍나


나는 길선화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여자는 넘어졌지만 딱히 알바가 아니다.

뭐라고 꿍얼대는데 듣기 싫었다. 조정우의 귀를 막았다.


조정우!! 놔보라고!!!’


여자 조정우를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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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조정우는 정원정리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꽃에 대한 나의 관심은 정우와 같았다. 아름다운 꽃은 언제나 내게 색다른 영감을 주었다. 그렇게 꽃을 다듬고 꽃밭을 전체적으로 둘러보다가 문득 어느 한 곳에 시선이 멈췄다.


시선이 멈춘 그곳에는 새빨간 달리아가 활짝 피어있었다. 


‘선화가 좋아하겠는데.’ 


최근 이틀간은 정우의 출장 건으로 선화의 퇴근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그동안 섭섭했을 그녀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주고 싶다. 마침 그녀가 이제 나를 알아줬으면 하던 찰나이기도 했기에 이 아름다운 꽃을 그녀에게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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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선화, 다른 조정우가 천수양을 찾기 위해서 경찰서를 드나들다가 만난 여자다.

조정우가 알지는 모르겠지만 길선화를 곳에서 처음 것은 아니다


천수양을 죽이기 , 서울에서 것은 우연이었다.

여자가 덕엽리로 발령을 받았다는 것까지 우연이었다.


하지만 천수양을 죽이고 여자를 만나기까지는 필연이었다. 내가 만들어낸.


천수양에게 질렸다. 다른 여자가 필요했다. 작품을 위해서 새로운 뮤즈 필요했다.

천수양을 죽이고 찾는 조정우를 조종했다. 쉬웠다. 조정우는 그녀를 사랑했으니까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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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줘.."


마취제로 인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여자의 목 위에 천천히 손을 포개며 그녀의 눈을 바라본다.

두려움에 흔들리는 동공 바깥으로 구슬같은 눈물이 맺혀있었다. 


"왜 울어 수양아."


그녀의 눈물은 적절히 나를 흥분시켜왔다. 그래 이 표정..나만 볼 수 있는 그 표정말이야. 

그 바보같은 새끼는 수양이가 이런 표정도 짓는다는 사실을 알긴할까?


"제발..살려..주세요.." 


조금씩 그녀의 목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실었다.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그녀는 숨이 막혀오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애원해댔다.


그녀의 절박한 목소리에 알수없는 쾌감이 몰려온다. 그렇게 덩달아 거칠어진 숨은 그녀의 숨이 멎었을 때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


모든 일을 마치고 그녀를 확인했을 때, 내 입꼬리는 저절로 비틀어졌다.

죽은 그녀의 모습은 역시나 아름다웠다.


"수양아 가서 더 예쁘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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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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