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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야 나 조금 늦을 거 같아.’


아무래도 제시간에 맞추긴 어렵겠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미리 카톡을 보냈다. 분명 늦지 않을 스케줄이었는데.. 오늘은 앞서 내가 무얼 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건망증이라도 생긴 걸까..?


그래도 오늘은 선화와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다. 그녀는 말로는 동네 똥개 찾는 것이 다라곤 했지만 8시 이전에 퇴근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경찰이라는 직업은 언제나 바쁜 일투성이인 모양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평일 늦은 밤이나 주말에 시간을 보내곤 했다.


서둘러 약속한 카페 앞에 도착해 차를 세우고 꽃다발을 챙겨 들었다.


새하얀 달리아


그녀의 탄생화다. 선화를 만난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는 언제나 새로운 설렘을 내게 가져다준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선화보다 내가 선화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뒷모습이 바로 눈에 띄었다. 나는 곧장 그녀에게 다가가 살며시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녀는 꽤나 놀란 듯 몸을 크게 움찔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순간의 안도’


오늘 본 그녀의 첫 표정이었다. 그녀는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상당히 불안한 상태였던 듯했다.

그리고 그 원인은...


그녀의 손에 들린 빨간 꽃다발이 시야에 들어온다.


“혹시 그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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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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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ypermoon :